이스라엘 백성들은 430년 동안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했습니다. 그토록 긴 세월을 이집트 파라오를 자신의 왕으로 섬기며 산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울부짖음을 들으신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시켜 자유를 주시고, 시나이산에서의 계약을 통해 당신 백성으로 삼으십니다. 그리고 40년간 광야의 여정을 보내며,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을 왕으로 모시고 그분만을 섬기는 백성으로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하느님이 참된 왕이심을 알고 그분의 말씀(십계명과 법규정)을 지키며 그분에게 참된 예배를 드리는 거룩한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갔습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세상 종말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말씀해 주시는 내용입니다. 과연 그날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먼저, ‘진짜 왕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렇게 드러난 진짜 왕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동시에 ‘나는 평생 누구를 왕으로 섬기며 살아왔는지’ 명백하게 밝혀집니다. 예수님을 왕으로 섬긴 사람들은 세상 창조 때부터 준비된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고, 그렇지 않고 진짜 왕이 아닌 가짜 왕을 섬긴 사람들, 자기 자신을 왕이라 착각하거나 세상의 권력과 돈과 명예를 섬기며 살았던 사람은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불 속으로 들어가 영원한 벌을 받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그날에 명명백백히 밝혀집니다. 이것이 진짜 왕을 섬긴 사람과 가짜 왕을 섬긴 사람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한 주간의 ‘성서 주간’을 보내게 됩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며, 지난 시간 하느님의 말씀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되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은 우리를 세상과 물질과 죄와 이기심이라는 노예로부터 탈출시켜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최고의 안내자입니다. 성경의 안내를 따라가면 누가 참된 왕인지, 그래서 내가 누구를 왕으로 모시고 섬겨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성서 주간을 살아가며 우리도 하느님을 왕으로 섬기는 그분의 백성으로 서서히 변해가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왕은 누구입니까?
성서사도직 담당 여한준 롯젤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