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부활 제7주간 목요일(요한 17,20-26)

 하기 귀찮거나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 하더라도 누군가가 함께하자고 요청하면 받아들일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좋아하다 못해 환장하는 것도 어느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부담되면 선뜻 내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이 무엇이 되었든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사랑’으로만 가능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싫어하면서 ‘일치를 이루자’고 말하는 것은 진실되지 못하며 힘이 없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기도하십니다 :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예수님께서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는 기준은 ‘사랑’이었습니다. 이 사랑에 의거하여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와 똑같이 생각하고, 항상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는 모습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께 대한 사랑이 없다면 하나가 될 수 없기에, 우리 역시 하나가 되게 해 달라고 청하시는 것은 우리 모두가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일을 하기를’ 바라신다는 뜻입니다.

  하나가 되기에 방해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함께하기 싫다고 생각하거나 말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일치를 이루지 못하게 하는 말과 행동을 통해서는 주님과도 일치를 이룰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으며, 성령의 능력으로 새롭게 된 우리는 그처럼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즉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 안에서만 일치를 이룰 수 있고,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랑에 의해서 기쁨과 희망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