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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광막한 우주 안에 먼지 한 톨 만한 크기의 빛을 내고 있는 별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푸른빛의 작은 행성은 바로 우리들의 별지구입니다.

 

여기가 우리의 보금자리이고 바로 우리입니다. 이곳에서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가 알고 우리가 들어봤으며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사람들이 살았습니다.......(중략)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분간할 수 없는 저 점의 다른 영역을 지배하려고 끝없이 저지른 잔학 행위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만용, 우리의 자만심,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창백하게 빛나는 푸른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의 행성은 사방을 뒤덮은 어두운 우주 속의 외로운 하나의 알갱이입니다.” (COSMOS」 中에서, 칼 세이건)

 

멀리서 찍힌 이 이미지만큼 인간의 오만이 어리석다는 것을 잘 보여 주는 건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구원을 위해 수많은 민족 중에 이스라엘을 선택하셨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하느님을 배신하였고 이방신을 섬겼으며 타락한 이방 문화에 빠져 멸망의 문으로 나아가곤 했습니다. 예언자들은 이스라엘의 회개를 부르짖었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하느님의 심판은 북이스라엘의 멸망, 남유다의 멸망과 바빌론 유배라는 치욕적인 노예 생활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스라엘은 이 암흑 시기를 통해 자신들의 오만함을 뼈저리게 뉘우치고 구원의 문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여 구원에로 이끄신다는 것을 깨닫게 하십니다.(2독서)

 

이스라엘은 혹독한 시련을 통해 잘못된 선민의식으로 인한 구원관도 올바로 깨닫게 됩니다. 구원의 문은 이스라엘을 넘어 이방 민족들에게도 열려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과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을 모으시고, 그들이 당신의 영광을 볼 수 있도록 계획하신 것입니다.(1독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인간의 오만과 배신으로 점점 퇴색되어 갔지만, 결국 하느님의 사랑으로 인해 완성될 것입니다.

 

어둡고 광막한 우주의 창백한 푸른 점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 결국 한 톨의 먼지로 돌아가게 될 운명을 지닌 너와 나. 허나 인간을 구원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위대하신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외롭지 않고 아름답게 빛나는 별빛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자꾸만 오만에 싸여 넓고 화려한 문으로 들어가려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아멘

 

 

 

큰고개성당 주임 주민기(베네딕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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