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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찾습니다. 잘 먹고 편안하며 걱정이 없으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전혀 다른 행복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행복하여라하시며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박해받는 사람을 행복하다고 부르십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말씀입니다.

 

왜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을 행복하다고 하셨을까요?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행복은 소유에서 오는 만족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비워져 있기에 하느님을 받아들일 자리가 있고, 슬퍼하는 사람은 눈물 속에서 하느님의 위로를 더 깊이 체험합니다. 박해받는 사람은 진리를 위해 살아가며 하느님 나라에 속해 있음을 드러냅니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에서 주인공 신부는 고통 속에서 하느님의 침묵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 침묵은 외면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함께 아파하시는 하느님의 방식이었습니다. 예수님 또한 십자가 위에서 실패한 것처럼 보이셨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참된 사랑과 구원의 길을 여셨습니다. 행복은 고통이 없어서가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사랑을 선택할 때 드러납니다.

 

예수님이 보여 주신 행복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기보다, 우리의 약함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남을 이기려 하기보다 함께 짐을 나누게 하고, 높아지려 하기보다 낮은 곳으로 내려가게 합니다. 그 길은 쉽지 않지만, 그 안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깊은 평화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행복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세상과 다른 행복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 선택의 끝에서 우리는 알게 될 것입니다. 참된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사랑이며, 나만의 기쁨이 아니라 함께 사는 기쁨임을. 주님께서 보여 주신 이 행복의 길을 오늘 우리 삶 안에서 조심스럽게 걸어가기를 청합시다.

 

 

 

장천성당 주임 | 허남진(마누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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