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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달서구에는 경치가 아름다워 무릉도원(武陵桃源)과 같다 하여 도원동(桃原洞)이라 부르는 곳에 성당이 두 곳 있습니다. 하나는 도원성당(1998년 설립)이며, 다른 하나는 도원성당에서 분가한 갈밭성당(2019년 설립)입니다.

도원동 인근에는 갈밭, 수밭, 한실 같은 골짜기 이름들이 있는데, 그중 갈밭 골짜기 끝에 위치한 갈밭성당은 칡 갈(葛)자를 씁니다. 과거 칡이나 갈대가 많았다고 해서, 혹은 갈(葛)씨가 살았다 전해지기에 그리된 것인데, 밭이라는 한글과 어울려 아름다운 성당 이름이 되었습니다.

칡을 나타내는 갈(葛)은 갈근이나 갈분처럼도 쓰이나 유명한 용례로는 갈등(葛藤)이 있지요. 칡과 등나무는 같은 덩굴식물이지만 감아 올라가는 방향이 서로 반대이기 때문에 그 모습이 모순과 대립, 충돌과 불일치를 보여 준다 하여 그와 연관된 뜻으로 쓰이고 있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이 처음에는 가나안 여인을 배척하여, 서로 충돌하며 함께하지 못할 불일치의 관계처럼 말씀하시지만, 후에는 여인의 믿음이 참으로 크다고 칭찬하시며, 여인이 바라는 대로 될 것이라 하십니다.

마치 예수님과 제자들이 티로와 시돈 지방의 가나안 부인과 갈등 관계처럼 보였지만, 믿음 안에서는 일치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어쩌면 “강아지들도 부스러기는 먹는다.”라는 임기응변의 말주변으로 주님의 마음을 산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여인은 처음부터 줄 곳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이라 부르며,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리 지르며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믿음 안에서 주님과 일치를 이룹니다. 내가 속한 집단이 이스라엘 집안이기에 주님이 구해 주시겠거니 생각했던 구약의 백성과 달리 믿음으로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것입니다. 내가 교회의 일원이라는 것이 믿음 때문인지 부스러기 때문인지 묵상해 봅시다.

 

 

 

 

갈밭성당 주임 | 이압돈 압돈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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