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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기도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마다 식사 기도의 의미를 생각하며 정성껏 바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신앙 행위입니다. 식사전과 후에 바치는 기도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이 내려주신 양식에 감사드린다는 의미로 감사와 은총을 뜻하는 라틴어 그라씨아(Gratia)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식사 전 기도 내용은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 하느님께 준비된 음식과 음식을 나눌 사람들을 축복해 주실 것을 청하는 동시에 주신 선물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리고, 물과 음식에서조차 주님께 온전히 의존한다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십자성호를 그으며 식사 기도를 정성껏 바쳐야 합니다. 이 단순한 몸짓은 때로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그 기도를 목격한 사람들에게 신앙의 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그 조용한 몸짓이 거리의 모퉁이에서 외쳐대는 몇천 마디 말보다 더 크고 웅변적이며 강력한 신앙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주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가톨릭교회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짧은 위령 기도(慰靈祈禱: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바치는 기도, ‘연도’라고도 한다)는 식사 후 기도입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리나이다. 아멘. 주님의 이름은 찬미 받으소서. 이제와 영원히 받으소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일상적으로 식사 전 기도는 잘 바치지만, 식사 후 기도는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그것도 하루 세 번씩이나 밥상 앞에서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왜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까? 그것은 산 이와 죽은 이 사이에도 통공(通功, 라틴어 Communio)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사는 신자들과 천국에서 천상의 영광을 누리는 이들, 그리고 연옥에서 단련 받고 있는 이들이 모두 교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기도와 희생과 선행으로 서로 도울 수 있게 결합하여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성인의 통공의’ 교리입니다. “살아 있는 모든 이에게 호의를 베풀고, 죽은 이에 대한 호의를 거두지 마라”(집회 7,33)

 

- 김지영 사무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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