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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나고 있는 환우분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병명을 들었을 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합니다. 거부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울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고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병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고, 포기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오늘 복음은 가브리엘 천사가 다윗 집안의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마리아의 입장에서 가브리엘 천사의 이야기는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처녀인데 아기를 임신한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 이야기였을 것입니다. 거부하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리아는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가브리엘 천사의 설득에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답하며 자신에게 일어날 모든 일을 받아들입니다. 이런 마리아의 선택과 결정이 있었기에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실 수 있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상황에서, 나에게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난 상황에서... 이 모든 것을 거부하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여러분은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거부하고 부정할 수도 있고, 우울해하고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또 여러분은 그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새롭게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선택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예수님과 이 세상에서 함께 사는 새로운 삶으로 한 걸음 내디디셨던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 차례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많은 환우분들은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시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용서를 청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 앞에 펼쳐질 새로운 삶을 맞이합니다.

 

여러분들도 거부하고 부정하고 싶은 상황들 앞에서 용기 내어 한 걸음 내디뎌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서 새롭게 나의 삶을 만들어 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맞이하며 인내하는 과정에서 나의 삶들은 변화되고 바뀌어 갈 것입니다.

 

 

 

병원사목부 차장 | 정진섭 도미니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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