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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소 주일입니다. 매년 성소 주일이 되면 신학교와 수도원에서는 성소 주일 행사로 시끌벅적할 텐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어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성소 주일인 오늘,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과, 특별히 교회의 거룩한 일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성직자, 수도자와 예비 성소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각자의 성소를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뉴스에서 인터뷰 장면을 보았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일하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둔 여간호사에게 기자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두 달 가까이 집에도 못 가면서까지 이렇게 치료에 전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며칠 전 TV 여간호사의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사명감이죠!” 이 한마디의 말을 건네는 간호사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와 마스크 자국이 선명하였지만, 보는 이에게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였습니다. “사명감이죠!” 지금도 제 뇌리에 남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가족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보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간호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소중하게 보였습니다. 이번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간호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대구와 경북으로 달려와 주신 의사, 의료진, 119 구조 대원, 공무원, 자원봉사자들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너무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오늘은 성소 주일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인 성소의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성소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성소자들이 가져야 할 사명감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시기에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그들을 생각하며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제와 수도자들, 나아가 모든 그리스도인이 더욱 투철한 사명감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은 분명 감동할 것이며 많은 이들이 성소의 길에 동참할 것입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루카 10.2)

 

교구 성소국장 | 김병수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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