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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사랑해 보신 적 있나요?”하고 묻는 신자가 가끔 있습니다. 속으로 ‘사람 우습게 보네, 세상에 사랑 안 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담.’하고는 “많이 해 봤지요. 문제는 어떤 사랑인 지가 중요하지요?” 사제로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없이 사랑을 얘기하고, 가르쳐 왔지만 정작 사랑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참 힘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주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그냥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십니다. “내가 사랑한 것처럼!”이라고. 


사람은 누구나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제자들에게 몸소 보여준 예수님식의 사랑을 하라고 하십니다.


문득 제가 했던 사랑을 돌이켜 봅니다. 나의 방식대로 했던 사랑들, 하고 싶을 때만 하는 사랑들, 말로만 베풀었던 사랑들. 하지만 부끄러운 사실은 베푼 사랑보다 받은 사랑이 너무나 많았다는 사실 입니다. 받기만 하고, 내 방식대로 사랑한 저에게 제대로 된 사랑을 해 보라고 SOS어린이마을로 보내셨나 봅니다. 아니, 당신의 사랑과 참 닮아있는 마을 어머니들의 사랑을 가까이에서 배우라고 보내셨나 봅니다. 


젊은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고, 무작정 아이들과 살고 싶어 이곳에 오신 마을 어머니들. 많게는 일곱이나 되는 아이들을 애지중지 키우시는 모습들, 아이들을 성장시켜 놓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육아전쟁과 학부모로, 은퇴하는 순간까지 한결같이 베풀기만 하는 사랑을 배우라고 ······.
 

오늘도 사랑에 대해 한 수 배우고 있습니다.  주님! 언제쯤이면 당신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요?

 

한국SOS어린이마을 본부장 이종건 시메온 신부

2019년 5월 19일 부활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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