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 한 사람이 이렇게 묻습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이 물음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대답하십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첫째가는 계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사랑에 대해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마음을 다해서, 목숨을 다해서, 정신을 다해서, 힘을 다해서 사랑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그 방법이 바로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은 우리 한 명 한 명을 사랑하십니다. 그러기에 그런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곧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나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사실 사랑에 대해서 우리는 타인에 대한 사랑을 먼저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사랑은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잘난 부분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부족한 모습까지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잘하든 못하든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장점도 사랑하시지만 우리의 부족한 모습까지도 사랑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충분히 스스로를 사랑해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바로 ‘이웃에 대한 사랑’을 향해 걸어가야 합니다. 진정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그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심어주신 사랑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나를 존중하듯 상대방을 존중하고, 나를 인정하듯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제가 사목하고 있는 병원에서 환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충분히 사랑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고, 자기 가족, 이웃을 사랑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여러분은 자신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가족들과 이웃들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그래서 진정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드러내고 있습니까? 바로 지금부터입니다. ‘나중에 할 수 있겠지.’ ‘표현하지 않아도 알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바로 지금 자신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랑의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사랑의 실천이 우리 삶을 더욱 행복하게 하고 빛나게 할 것입니다.

 

대구대교구 병원사목부 정진섭 도미니코 신부

2018년 11월 4일 연중 제31주일

 

?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