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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려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아마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다들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시간을 돌려 그리운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되도록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려면 내 마음을 바꾸고 삶의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대림은 예수님을 기다리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매년 대림이 오고 매년 새해가 오기 때문에 ‘그냥 뭐, 늘 오던 시간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 이 시간을 더 귀하고 값지게 여길 수 있을까요? ‘지금 내가 죽는다면 나는 이대로 죽어도 괜찮은가?’라고 질문을 해보는 것입니다. 이대로 죽어도 괜찮다면 후회 없는 삶이겠지요. 그런데 ‘나는 이대로 죽는다면 후회할 거 같아.’ ‘나는 이대로 죽는 게 억울해.’라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 당장 삶의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내 삶의 태도를 살펴보고 내 삶에서 정말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봐야 합니다.


생명이 끝나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죽음을 이해하고 죽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죽음 앞으로 달려가보라.”
죽음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면 이대로 내 삶은 괜찮은 것인지, 지금 죽게 되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내 삶의 의미를 점검할 수 있고,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자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 앞에서 바라보면 삶은 소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죽음은 실제로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그림자입니다. 죽음은 대리가 불가능하며 언제나 ‘나’의 죽음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림시기를 보내며 내 삶의 중요함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철학자 세네카는 이야기합니다. “왜 살아있는 동안 사랑받는 존재, 떠날 때 그리운 존재가 되도록 자신을 만들지 않는가? 왜 즐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도 즐겁지 않은 삶을 사는가? 왜 그렇게 사는가?”
지금 내 삶은 어떤가요? 지금이 바로 내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살아낼 때입니다.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대림시기가 되길 기도합니다.

 

오천고등학교 교목실장 주요한 사도요한 신부

2018년 12월 2일 대림 제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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