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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길”, 그 길은 주님께서 당신의 양떼를 찾아가시는 길입니다. 모든 양들을 데리고 아버지에게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 길을 곧게 마련하는 것은 세례자 요한과 당신의 제자들, 그리고 이 말씀을 듣는 우리에게 주시는 사명입니다. 항상 듣고 묵상하기에 그 말씀이 무엇인지 알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하느님과 사람을 잇는 길, 세상에서 참 많이 훼손되었음을 또한 알기 때문입니다.


성사와 미사에 대한 무관심과 나태함은 하느님의 참된 모습을 흐려버립니다. 어떻게든 가진 것을 유지하려는 욕심, 지위와 권력 위에서 사람을 우습게 보는 교만, 혹은 빼앗긴 것만 바라보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사람들, 그러한 모습이 우리에게서 사람다움을 앗아가 버립니다. 하느님의 모습, 사람의 모습이 모두 흐릿해져 버렸으니, 그 둘을 잇는 길이 어느샌가 사라진 지금, 우리 세상의 모습입니다.


너무나 거대하고 막막하기에, 어쩔 수 없다고 돌아섭니다. 가끔은 그 교만과 죄스러움이 내 선택이 되기도 하기에 변명을 늘어놓곤 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그분은 정의의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주님의 말씀은 언제나 내 귓가에 머무르고, 모든 선택과 결정의 대가는 스스로의 몫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이 말씀들도 쉽게 들리지 않습니다. 내가 살아야 할 자리는 여기인데, 지금 나 자신을 돌아보고 하느님을 떠올립니다. 그러면서 하느님과 나 자신 사이에 난 길이 어디인지 보기 시작하니, 어쩌면 이 말씀의 자리가 주님의 길을 곧게 내는 첫 번째 자리일지도 모릅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루카 3,4)
그 길이 무엇인지는 말씀의 자리를 통해 밝혀 주시고, 길을 곧게 만드는 도구는 성사의 은총과 자선의 실천으로 마련해 주십니다. 세레자 요한은, 이 자리에서 죄를 씻어내어 사람다움을 회복하고 하느님을 마주 대하라고 오늘 우리에게 명령하십니다. 그 말씀대로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 오시는 그분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대림의 두 번째 주일이 되길 바랍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장원일 안토니오 신부

2018년 12월 9일 대림 제2주일 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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