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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보면 엘리사벳은 자신의 집을 방문한 마리아를 향해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라고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구세주 예수님을 잉태할 수 있었던 것,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 대한 무한한 신뢰와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느님께서는 꼭 나를 지켜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에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약했다면,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다면, 받을 벌이 두려웠다면 그와 같은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17세기 프랑스 출신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1623~1662)은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살아서 하느님을 믿을 경우, 죽어서 하느님이 있다면 복이 터질 것이지만 하느님이 없더라도 손해 볼 건 없다. 그런데 살아서 하느님을 믿지 않을 경우, 죽어서 하느님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하느님이 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 것이다.” 이같은 파스칼의 말은 어떤 의미에서는 소극적인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세례를 받은 우리는 이미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고 또 믿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한 사람의 힘은 참으로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한 사람의 삶의 모습이, 한 사람의 발견이, 한 사람의 발명이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예컨대 마더 테레사의 참 사랑 실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발견, 에디슨의 발명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성모님의 잉태 역시 이런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구세주 탄생에 대한 성모님의 깊은 믿음으로 인해서 세상은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우리들은 미지근한 믿음이 아니라 성모님의 모습을 본받아 하느님께 대한 깊은 믿음을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깊은 믿음 안에서 예수님의 성탄을 맞이한다면, 성탄 때에는 더욱 충만한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1,45)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이성인 바오로 신부

2018년 12월 23일 대림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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