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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의 「온달(溫達)전(傳)」에 의하면 평강공주는 어릴 때 너무 울어서 아버지 평원왕은 공주의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바보 온달에게 시집을 보내겠다고 종종 말했습니다. 그 뒤 커서 공주가 시집갈 나이가 되자, 아버지 평원왕은 명문귀족 집안 자제에게 공주를 시집을 보내려 했지만, 공주는 이를 거부하고 눈먼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바보 청년 온달에게 시집을 갑니다. 공주는 그곳에 시집을 가서 시어머니를 봉행하고 남편을 잘 내조하여 훌륭한 장군으로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입니다. 『삼국사기』 「온달전」의 이야기는 그 당시나, 지금 현대에도 굉장히 파격적인 사건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 이야기는 허구적인 면이 짙다고 부정하기도 합니다만, 정사(正史)인 『삼국사기』에 기록 된 것이라 허구라고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 일화에서 평강공주가 사람을 보는 안목이 대단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만약 그녀가 사람을 보는 안목이 없었다면 공주 신분으로 바보 온달에게 시집을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오늘날처럼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빛나고 떠들썩한 구세주의 탄생이 아니었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웠고, 모든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밤이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당신을 드러내신 ‘주님 공현의 날’에 그분을 알아본 사람은 극소수의 목동들과 동방박사들뿐이었습니다. 그 중 동방박사들의 안목은 탁월합니다. 구세주를 수 천 년 간 기다려온 유다인들도 모르고 잠들어 있는 그 밤에, 이민족들인 그들이 어떻게 ‘구세주의 드러내심’을 아는 안목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평소에 그들이 구세주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웠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오늘 소개해드린 인물인 평강공주, 그리고 오늘 기념하는 동방박사들 모두 평소 안목을 지닐 준비를 한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목은 하루아침에 생기지는 않습니다. 우리도 동방박사들처럼 각자의 일상 안에서 예수님을 볼 수 있는 신앙적 안목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기도와 실천으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대구대교구 1대리구청 사목차장 ㅣ 박현찬 도미니코 신부

2019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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