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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저는 올해 6월 29일 임관하여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칠성성당에서 첫 군종사목을 하게 된 이효인 요셉 신부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군대에 갑니다. 계급구조 속에서의 임무 부여와 지시, 선임과 후임들의 관계에 적응하며 국방의 의무를 실천합니다. 때로는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군 조직 안에서, 이들에게 힘과 위로를 주고 희망의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성당입니다. 군에서 성당은 젊은이들이 믿음을 가지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이 세상을 초월하는 존재, 즉 하느님에 대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울 때 하느님을 찾습니다. 저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믿음이 조금씩은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 놓인 병사들에게 걸그룹의 뮤직비디오와 간식으로 위로를 전하는 것도 좋지만, 주님께서 주는 위로는 더욱 크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늘 지향을 두고 기도합니다.


군사목을 하면서 저는 다시 한 번 하느님 앞에서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의 종교가 더 우월하니까!’, ‘먼저 사병생활 해봐서 다 알고 있으니까.’, ‘내가 너희를 위해 이만큼 노력하고 있어!’ 이런 마음으로 용사들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쩌면 믿는다는 것은 믿음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겸손한 종의 자세로 나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기꺼이 봉사하는 것이라는 묵상을 해봅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우리가 아무리 많은 일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랑거리는 아닙니다. 나의 구원이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져 있듯이 우리는 늘 하느님 앞에서 겸손하고 기뻐할 때에 신앙인의 사명을 실천한 것이고 또 하느님의 사랑을 올바르게 전한 것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보상을 바라고 군대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내 가족, 형제자매,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 역시, 나의 자랑거리가 아니라 그렇게 봉사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군종 이효인 요셉 신부

2018년 10월 7일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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