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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헌

 

오늘 복음에서 필립보 사도는 이백 데나리온의 돈으로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다 먹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군중이 너무 많아서 먹을 빵을 살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일 수 있을까?’ 아마도 제자들은 고민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걱정하지 마!’


바로 그때 어떤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옵니다. 그 빵을 안드레아를 통해서 예수님께 전달합니다. 보리빵은 지금으로 말하면 너절한 음식입니다. 당시에 밀가루로 빵을 해 먹었는데, 보리빵이라고 하는 것은 빈자들,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가장 가난한 사람이 먹을 음식을 어떤 어린아이가 예수님께 들고 옵니다. 왜 예수님께 들고 왔겠습니까?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아닐 겁니다.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표현이었을 것입니다. 해가 쨍쨍 내리쬐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들 배가 고플 때, ‘예수님 역시 배가 고프실 거야!’ 그 어린아이는 예수님께 먹을 것을 드립니다. 예수님의 배고픔이 해소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어린아이에게서 빵을 받으십니다. 그리고는 그 아이의 손에 있는 빵을 받고는 사람들을 자리 잡아 앉게 하십니다. ‘도대체 예수님이 무엇을 하시려고 하는 거지?’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그냥 그들을 자리에 앉게 하시고는 그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십니다. 원하는 만큼의 빵을 그들에게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은 어린아이의 보리빵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어린아이가 가진 가장 작은 것, 보이지도 않는 것, 누구나 다 너절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그것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기적을 행하십니다. 우리도 기도할 때 이런 식의 기도를 해야 합니다. ‘주님 저에게 무엇을 주십시오.’ 라는 기도는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어린아이가 가장 작은 것을 예수님께 가져갔듯이 내가 가진 가장 작은 것,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주님께 봉헌해야합니다. 사실 주님 앞에서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가장 작은 것을 그분께 드릴 때 그분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을 이루어 주십니다.

 

교구 사료실 담당 이찬우 다두 신부

2018년 7월 29일 연중 제17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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