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요한 6,60)


이 말은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난 뒤 투덜거리며 했던 말입니다. 예수님을 스승으로 믿고 따랐던 제자들이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예수님의 말씀이 언제나 듣기 좋고 달콤하게만 들립니까? 아니면 제자들처럼 거북하게 들릴 때도 있습니까? 예수님의 모든 말씀이 우리에게 듣기 좋은 말씀, 달콤한 말씀이면 좋겠지만, 우리도 알게 모르게 제자들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듣기 거북한 말씀도 있고, 귀에 거슬리는 말씀도 있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봅시다. 내가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읽게 된다면, 그 말씀은 왠지 피하고 싶고 거북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재물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라는 말씀 역시 왠지 피하고 싶고, 듣기 싫은 잔소리로 여겨질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예수님의 어떤 말씀이 거북하게 다가오는지 한번 생각해봅시다. 우리에게 거북하게 다가오는 말씀일수록, 그 말씀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줍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거북하게 들리는 말씀일수록, 우리는 더욱 그 말씀을 깊이 묵상해야하고, 무엇보다 그 말씀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속담,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씀,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주는 말씀은 듣기 거북하기도 하고, 귀에 거슬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잔소리입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에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말씀을 따랐을 때 후회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내 생각을 고집하며 소위 부모님과 선생님의 ‘잔소리’를 따르지 않았을 때 후회한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거북하고 귀에 거슬리더라도 그 말씀을 깊이 받아들이고 묵상하고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후회 없이 살아갈 수 있고, 영원한 생명이라는 기쁨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거북하고 귀에 거슬린다고 투덜거리는 제자들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거북하고 귀에 거슬리는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참된 예수님의 제자로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가톨릭근로자회관장 이관홍 바오로 신부

2018년 8월 26일 연중 제21주일

 

?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