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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뵙고 싶습니다

 

축제 때 예배를 드리러 올라온 이들 가운데 그리스 사람도 몇 명 있었습니다. 그들은 필립보에게 다가가, “선생님,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하고 청하였습니다. 그들은 왜 예수님을 뵙고 싶어 했을까요?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라면 지나가시는 예수님께 말을 건넬 수도 있었겠지만, 따로 필립보를 찾아가 만나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예수님을 만나고자 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그들의 심정은 아마도 간절함 그 자체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한대(漢代) 왕충(王充)이라는 학자의 책 『논형(論衡)』 「감허편(感虛篇)」에 “精誠所至, 金石爲開.”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정성을 다하면 쇠붙이와 돌이라도 뚫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서한(西漢) 시대에 말 타는 것에도 능하고 특히 활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던 이광(李廣)이라는 뛰어난 장수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광이 사냥을 하러 나갔다가 부스럭 하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커다란 호랑이가 곧 덤비려고 웅크리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위험에 처한 이광이 얼른 활을 겨누어 힘껏 호랑이를 향해 화살을 쏘았습니다. 그러고는 호랑이에게 달려가 보았더니,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의 형상을 한 커다란 바위였습니다. 그런데 바위에는 그가 쏜 화살이 박혀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자신의 활솜씨를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뒤로 물러가 다시 화살을 쏘아 보았더니 쏘는 족족 바위에 튕겨
나와 살이 부러지고 화살촉이 망가질 뿐이었습니다.

 

그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화살을 쏘았을 때는 불가능했던 것이, 호랑이라고 생각하고 살기 위해 마음을 모아 쏘았을 때는 바위를 뚫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의 일이라는 것은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다가서는가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많은 신자들이 성당에 다니면서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얼마나 간절한 심정으로 만나고 싶어 하십니까? 행여나 몇 번 시도하다 말거나 아니면 그냥 만남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자기 목숨을 버릴 만큼 간절한 심정으로 예수님께 다가선다면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부활이 다가옵니다. 남은 사순 시기를 잘 준비하여 부활하신 예수님을 모두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충효본당 주임 임범종 프란치스코 신부

2018년 3월 18일 사순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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