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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주님처럼 거룩한 변모를 할 수 있는 제자들이 되어봅시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를 보았습니다. 그분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집니다. 너무나 황홀한 이야기이고 저도 제자들처럼 그 모습이 보고 싶고 또한 주님 옆에 머물고 싶어집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돌이켜 보니 이런 마음이 예전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였는가 하면 어릴 적 만화의 주인공들을 볼 때 그랬던 것 같습니다.


예전 만화를 보면 주인공이 유독 변신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인공은 평소 일반 사람처럼 평범하게 지내다가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당이 등장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남자 주인공이면 최대한 멋있게, 여자 주인공이면 최대한 예쁘게 변신을 했습니다. 그들은 지구의 용사가 되어서 엄청난 힘과 스피드로 악당들을 혼내주고 악당의 로봇을 파괴시켜버립니다. 악당들은 허둥지둥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요.


어릴 때는 그런 모습을 보고 마치 제가 그 만화의 주인공이나 된 것 마냥 즐거웠고, 나도 저렇게 변신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부러워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복음을 묵상하며 그러한 변신은 참다운 변모가 아님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분명 너무나 멋있고 화려하게 변모하십니다. 그러나 그러한 멋진 변모는 당신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기까지 할 사람들을 위한 준비의 변모였습니다.


주님의 변모는 당신에게 위험을 가하고 핍박할 사람들을 깨부수고 처단하려는 응징의 변모가 아니라, 하느님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라도 품어 주고 용서해 주려는 사랑의 변모였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변모는 진정 거룩한 변모가 되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미리 보여 주는 거룩한 변모를 보면서, 예수님의 제자 된 우리는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가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는 스스로 어떻게 변하길 원해야 할까요? 우리의 얼굴이, 우리의 얼굴빛이 응징의 찌푸린 얼굴이 아니라, 주님처럼 머물고 싶은 사랑을 드러내는 빛나는 모습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아멘.

 

오천본당 주임 이상화 요한 신부

(2017년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연중 제 1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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