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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시각, 동경(憧憬)

 

'우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언제 적 노래인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최근엔 ‘통일대박’이라는 말이 잠깐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통일비용 문제가 크게 부각되었고 통일의 경제적 가치를 중요하게 계산했습니다. 통일이라는 민족적 염원이 지금에 와서는 우리 가슴에서도, 머리에서도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통일에 대한 현재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잊혀져가는 우리의 가장 큰 불행한 현실을 엄중한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 나의 숙제로 받아들이는 것, 우리 모두의 숙제로 받아들이는 것, 그렇게 한 마음이 되는 것, 여기에 오늘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의 우선적인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의 길을 고민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독일 등 몇몇 나라가 통일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들의 통일은 이루어졌을까요?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서 진정한 하나가 되었나요? 아닙니다. 독일의 경우도 아직 통일은 진행형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노력과 준비, 산적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서 베를린 장벽을 허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정치, 경제, 문화적 삶의 장벽들을 허물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통일은 여전히 그들 안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통일의 진행이 시작되었는가?’라는 것입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서독에 대한 동독인들의 ‘동경’이었다고 합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삶의 부분에서 발전된 서독 사회에 대한 동경, 이것이 통일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남북한의 극한의 대치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역시 사회적 발전을 이룩하는 것으로 통일을 시작하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동경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미 시작되기도 했지만 신앙인인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부러워할 삶의 향기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과 일치해서 이웃과 함께 마음을 모아 구하는 모습, 이것은 하느님의 마음에까지 가닿아 하느님을 움직이게 할 정도입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처럼 나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는 모습, 이것은 하느님께서 대단히 기뻐하실 일로 우리의 운명까지 되돌려 주실 정도의 것입니다. 이 정도면 향기롭고 동경할 만하지 않을까요? 그들이 동경할 우리의 일을 시작합시다.

 

대구결핵요양원 원장 손현기 모세 신부

(2017년 6월 26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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