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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이란에 지진이 발생해서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신학생이었고 마침 휴학중이었는데, 당시 한 달간 일을 하며 모았던 생애 첫 월급을 지진 피해 성금으로 보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5,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 있는 족자카르타에 지진이 일어나서 또다시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구호인력이 부족하다는 언론들의 소식에 마지막 월급을 성금으로 보내는 대신에, 이번에는 직접 긴급구호 활동에 참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저는 비록 의료나 통역 같은 특별한 기술은 없지만 소위몸으로 때우는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을 받아주는 한 비영리시민단체(NGO)를 통해서 약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긴급구호 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이런 나눔과 봉사의 기회가 가톨릭교회 안에 더욱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제가 신학생이던 당시에 꿈꾸던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에는 사회복지를 지원하는 큰 단체가 두 군데 있는데, 첫 번째는 교구 사회복지 10개 법인과 100여 개 시설 전체를 지원하는밀알회이고, 두 번째는 해외선교 및 해외복지사업을 지원하는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입니다. 지난 2011년 교구 설정 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생명사랑나눔운동은 현재 11개국 21개처(교구 해외 선교지 포함 8개 수도회 참여)를 지원하고 있는데, ‘생명사랑나눔’(생사나)이라는 이름답게, 주로 기본적인 의식주와 관련되거나 더욱 인간답게 살도록 하기 위한 교육 사업에 중점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세계 각지에서 청해오는 도움 요청을 모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매년 예산 심사를 통해 가장 긴급하고 우선적인 지원이 필요한 곳을 선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청 예산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의 지원금을 보내드리거나, 아예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때는, 너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비록 심사에는 떨어졌지만 사실 절박한 상황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해외 원조 주일입니다.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던 외국의 수많은 은인들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 특별히 국경을 넘어서는 나눔을 실천하면 어떨까요? 미약해 보일 수도 있는 우리의 작은 나눔이 함께 모이면 큰 사랑을 이루어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해외 지역에서 성실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선교사들을 위해서도 오늘 함께 기도해 주신다면 참 좋겠습니다.

 

 

사회복지국 차장 | 허진혁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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