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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하십니까?

 

제가 어느 작은 본당에 살 때, 한 교우 어르신이 손자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서 잔치를 벌인다고 저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본당 신부로서 저 역시 신이 났습니다. 잔칫집에 가보니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고, 동네 사람들은 마당 한가득 모여서 흥에 겨워 맛있는 음식과 약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에는 흥에 겨워 춤까지 추며 다 함께 기뻐했습니다. 정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누군가 기쁜 일이 있어서 잔치를 베풀고 그 기쁨을 함께할 수 있다면 그 잔치는 정말 즐겁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예복”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진목정 성지의 이양등 베드로, 김종륜 루카, 허인백 야고보 복자님을 생각해 봅니다. 진목정 범굴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시다가 체포되는 순간 허인백 야고보 복자님은 “마쳤구나, 세상일은 오늘에야 마쳤구나.”하고 성호경을 외우며 포승을 즐거이 받은 후 아들, 딸에게 ‘천주를 잘 받들어 섬기다가 이 세상 떠난 후 천당에서 만나자.’라고 유언하시며 당당하게 군문효수를 받으러 떠나셨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목숨이 아까워서 숨어 사셨던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에 맞는 예복을 준비하시기 위해 사셨던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필요한 예복은 하느님께로 향한 믿음과 봉헌의 삶입니다. 우리는 신앙의 삶을 살아서 믿음과 봉헌의 예복을 입습니다. 결국 하느님의 선택은 예복을 준비하는 이들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기쁘고 즐겁습니다.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주님의 손이 이 산 위에 머무르신다.”  (이사 25,9-10)

 

 

산내본당 주임  손종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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