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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은 성모님의 성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모님은 신약과 구약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라고 합니다. 왜 신약과 구약을 연결하는 고리가 되느냐? 예수님이 성모님을 통해 이 세상에 오시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를 통해서 예수님이 태어나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성모님을 특별히 공경하고 그분의 생애를 기념하는 것은 성모님의 생애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말씀에서는 동정 마리아의 탄생을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사람이 되시어 이 땅에 오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와 그분의 사명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탄생은 세례자 요한처럼 구세주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는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마태오 복음에 나오는 족보를 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족보는 남자 중심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낳았고, 다윗은 솔로몬을 낳았고... 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요셉이 예수를 낳았다’가 아니라,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마태 1,16)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는 요셉의 아들이며, 그래서 다윗의 후손, 즉 구약시대때부터 예언된 구세주 그리스도라는 것 또한 이 족보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가 이 세상에 직접적으로 오실 수 있도록 그분을 낳았던 마리아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것입니다. 구약시대에 하느님의 백성이었던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성조들의 후손인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와 새로운 백성인 우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참여한 동반자로서 더욱더 공경하고 기념하며 그 탄생도 기뻐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모님의 탄생 축일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미리 알리는 전주곡과도 같습니다. 성무일도 아침기도를 바칠 때, 즈가리야의 노래(루카 1,68-79)를 부르는데 그 후렴에 오늘 성모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한번 묵상해보면 좋겠습니다 : “천주의 성모 동정녀여, 당신의 탄생은 온 세상에 큰 기쁨을 전하였나이다. 당신은 정의의 태양이신 우리 주 그리스도를 낳으셨으니, 그분은 저주를 풀으시어 축복을 주시고, 죽음을 물리치시어 영원한 생명을 우리에게 주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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