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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우리가 지니고 살아가는 신앙은 여러분이 택한 것입니까? 물론 여러분의 응답이 있어야 믿음이라는 선물을 얻을 수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택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은 ‘하느님의 자기계시에 대한 응답’으로 정의내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시는 당신의 뜻을 알리고, 모든 이들을 그 구원의 집으로 인도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그렇게 주님의 뜻을 전하기보다는, 선택되었다는 우월감으로 이방인들을 업신여겼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당신 구원의 도구가 될 새 백성을 뽑으셨습니다. 새로운 백성을 당신 것으로 삼으셨습니다. 교회이며, 바로 여러분입니다.

 

  하느님의 도구, 하느님의 백성답게 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내가 변화되어야 합니다. 나를 뽑아 세우신 하느님의 뜻을 가장 우선으로 받드는 모습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하느님으로 인해 내가 도구로 쓰이게 된 것에 감사드리고, 하느님을 믿음으로 인해 내가 만나게 된 모든 사람들을 하느님처럼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때로는 지난날의 내 생활을 포기하고, 끊어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앙인답게 양심을 지키며 생활하기 어렵게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그 직업을 바꾸라고 강하게 얘기했습니다. 내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하느님의 말씀도, 성체성사의 사랑도, 구원의 소식도 그저 내가 선택하고 내가 좋아서 찾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루카 5,38)는 말씀은 이런 맥락에서 알아들어야 합니다. 세상의 논리, 이해타산과는 다른 하느님 나라의 질서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마음 속에 담아야 할 새 포도주는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 모든 선택의 가장 우선적인 목적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이 새 포도주를 담을 수 있도록 새 부대, 새 그릇이 되어 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세상이 주는 묵은 포도주의 맛을 잊지 못해서 새 포도주를 마시려고 하지 않는 낡은 가죽부대로 남아있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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