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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 가운데 열 두 사도를 선발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뽑으신 이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사명에 대해서 '복음을 전하는 일', '마귀를 쫓아내는 능력'을 얻는 것보다 더욱 우선하는 것은 '당신과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마르 3,14) 

  '함께 있다는 것'이 사명이나 능력이 될 수 있을까요? 복음을 전하거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능력 - 마귀를 쫓아내는 등 - 보다 예수님의 정체에 관하여 잘 이해하고 그분을 사랑하며,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에 동참하고픈 마음을 가지는 것이 '그분과 함께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함께하지 않고서는 겪어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을 테니까요. 아마도 이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사도들은 예수님을 끝까지 추종할 수 있을지도 가늠하게 될 것이고, 예수님에게서 그만한 매력을 발견할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은 예수님께서 당신이 원하시는 이들을 뽑으셨을 때 '당신과 함께 지내도록' 할 사람들을 선발하셨다고 말합니다.

 

  늘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두고 '좋아한다', '매력을 느낀다', '아끼고 사랑한다'는 암묵적인 표시이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는 같이 있고 싶어 하지 않습니까? 또 같이 있다면 호감을 표시하거나 상대방 또한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직하고서 만날 것입니다. 좀 더 적극적인 때에는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아내고자 노력해서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과 함께 있도록' 선발된 제자들은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불리움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제자이며,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전례와 기도, 일상 가운데에서 예수님과 함께 있음을 의식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분과 함께 있음을 믿고 또 느낄 때에 비로소 그분 마음에 드는 모습, 그분을 좋아하는 사람이 보이는 노력을 더욱 기쁘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기 위해서 여러분은 무슨 노력을 했습니까? 혹여 그 노력이 부족했다면 지금 무슨 노력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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