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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일흔 두 제자들을 파견하시어, 그들이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음은 제자들이 파견되는 장소를 ‘모든 고을과 고장’(10,1)이라고 말합니다. 선교는 머나먼 곳이나 낯선 곳(새로운 곳)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가깝거나 익숙한 대상에게만 복음을 전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자 관심을 두는 ‘영역의 한계’를 넓혀가고자 노력해야 복음을 전하는 사명(使命)에 더욱 충실할뿐더러 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복음전파를 ‘수확과 추수’에 빗대어 설명하십니다 :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10,2)

  추수할 대상은 이미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신앙의 복음을 전하고, 교회로 인도하려고 할 때에 이 사실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복음을 전하여 추수할(열매를 맺을) 것이 없다고 체념하거나 복음전파를 게을리할 때도 있습니다. 쉽지 않은 것과 추수할 것이 없는 것 사이에서 혼돈하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에게 믿음이 필요함을 일러주시는 말씀입니다.

 

  선교하는 방법과 자세에 대해서 복음은 말합니다 :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10,3-4)

  심지어 자신의 신변 보호와 생존에 대한 두려움에 대비하고픈 생각과 고민, 주변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여유조차 없을 만큼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겠죠. 예수님께서 제자들인 우리에게 맡기신 역할과 소명을 ‘사도직(使徒職)’이라고 하죠. 그래서 우리 한국교회에서도 교회 내의 여러 활동단체, 액션단체 등을 통칭할 때 ‘사도직 단체’라는 표현을 써오고 있습니다. 사도(使徒) 곧 ‘사명을 수행하는 제자’는 ‘파견된 자’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의지와 계획에 따라 결정하고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계획하고 원하시는 뜻을 구현(俱現)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자신의 의지와 열성에 의존하다 보면 자칫 ‘사도직’이 아닌 ‘개인사업’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해야 할 복음의 내용은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10,9)이며 이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평화’를 통해 드러나기에, 복음을 전할 때에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10,5) 하고 인사하라 말씀하십니다.

  상대방과의 평화, 내 마음 속에서의 평온함도 필요하겠으나, 행여나 복음을 전하는 발길 속에 조바심이나 조급함이 묻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소공동체나 사도직 단체 등에서 사람이 모자란다는 생각에서 오는 현실적 조바심과 걱정이 공세적(攻勢的)인 선교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공동체에 시간과 봉사를 보태어줄 자원(資源)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믿고 원하는 사람을 찾아나서는 것입니다. 공동체나 본당을 위하는 선량한 마음과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혹은 개인적인 결심이나 서약이 선교활동의 동기(動機)가 되었다 할지라도, 결코 이로 인하여 ‘하느님께서 그 사람들을 당신께로 거두어들이시고자 한다’는 뜻을 조급하거나 평화롭지 못한 것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는 오는 하반기에도 9월경부터 새로이 예비신자를 초대하고 동반하는 과정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서 추수하고자 하시는 열매를 맺도록, 예비신자들을 인도하고 쉬는 교우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 중에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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