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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일어난 기적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과 예수님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절실한 사람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겠지요. 예수님의 관심과 시선은 그 사람에게 향해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손이 오그라든 사람 또한 자신의 손을 펼 수 있도록 해 줄 희망을 예수님께 걸고서 그분을 응시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이미 몇 차례 기적과 여러 가지 새로운 가르침으로 유명해진 예수님께서 어떻게 행동하시는지, 그리고 과연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손이 자신들의 눈 앞에서 제대로 펼쳐질지를 함께 주목할 것입니다.

  그런데 복음에서는 회당에 와 있던 사람들, 즉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거룩한 주님의 백성’으로서 그 자리에 와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마르 3,2)

 

  우리는 사랑의 이중계명을 받았다고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계명 말입니다. 이는 두 가지 다른 계명들이 아니라 사랑의 이중적 차원을 설명하는 원리인데,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그분께서 바라시는대로(혹은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또한 내가 이미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나눠주고 돌려줌으로써 하느님께서 그 이웃을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초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회당에 와 있던 사람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가르침을 지키려고 하지만,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마음과 시선이 닿아 있지 않습니다. 이들의 모습처럼 사랑이 결핍된 채 지햐하는 거룩함을 가리켜 복음은 ‘마음이 완고하다’고 기록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계명을 균형잡힌 사랑의 정신으로 잘 지켜나가고 있습니까? 행여나 하느님을 사랑하거나 이웃을 사랑하기에 한쪽을 소홀히 함으로써 완고한 마음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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