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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공동체의 모든 분들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시간을 값지게 잘 채워나가시기를 빕니다.

 

  명절이 되면, 서로 떨어져 지내거나 가끔 만나는 데에 더 익숙한 사람들이 서로 만나려고 모이곤 합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기에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편함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명절 증후군'이라고까지 일컬을 만큼 우리는 서로가 잠시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할 만큼 혹은 그 이상의 의미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따로 살아갈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명절이라 하여 일부러 함께한다는 것은 ‘의무’ 내지는 ‘일거리’가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함께함이 소중함을 안다는 것은 사랑입니다. 익숙치 않고 일부러 해야 하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 어색하거나 불편하여도 서로와의 만남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준다는 것, 서로를 위하여 편치만은 않은 상황에 자신을 맡긴다는 것은 모두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해외에서 명절을 맞이하는 우리는 스스로와 특히 자녀들에게 이렇듯 ‘익숙치 않은 것’, ‘편하지 않은 것’, ‘다른 것보다 구미가 당기지 않는 것’에 시간을 내고 마음을 쓰며 집중할 줄도 아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명절을 보냈으면 합니다. 이는 또한 신앙을 배워가는 데에도 분명 도움이 되는 자세일 것입니다. 신앙은 근본적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것, 알아듣기 힘든 것,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명절을 가족,친지들과의 만남을 지켜가기 위해 필요한 것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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