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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우리는 사순시기를 ‘회개와 보속의 시기’라고 부르며, 회개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회개’의 목표, 지향점은 무엇입니까? 더 나은 모습, 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는 것은 ‘더 나은 사람’, ‘이전의 아쉬웠던 나와는 다른 새로운 나’가 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부활(復活)은 ‘다시 살아남’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남’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라자로를 살려주심은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신다는 것이 아니라, 부활을 미리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죽음으로 인해 이별한다는 것은 더 이상 사랑할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거역할 수 없는 죽음의 문턱을 넘어, 그 기회를 다시 찾아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시며 그 방법이 바로 부활입니다.

  우리가 시간이라는 불확실함 속에 살면서 아등바등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이유, 죽었다가 부활하게 되면 영원(永遠)의 차원에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지만 누구나 반드시 겪게되는 죽음이라는 관문을 거치면 우리는 더 이상 불확실하게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아닌, 죽기전까지 살았던 모습을 간직한 채 부활하여 영원히 그 모습으로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회개하는 노력은 부활한 후에 영원히 변치않고 하느님 앞에 남게 될 내 모습을 조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는 우리의 신앙이 ‘영원히 하느님과 살아갈 새로운 나’의 삶이 있음을 믿는다는 의미임을 기억하고, 영원히 이 모습으로 존재하게 되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모습으로 오늘을 살아가려 애쓰는 것, 우리가 늘 생각해야 할 회개의 기본방향입니다.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시기, 이때에 이루어지는 회개는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우리에게 닥칠 부활의 날을 실제로 준비하는 노력임을 잊지 말고, 남은 사순시기에도 합당한 회개의 은총을 청하며 일상을 살아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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