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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화장실은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때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인간의 간사함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급해서 화장실에 뛰어들어갔는데, 사람이 꽉찼을때 그 절박함이란 어떻습니까? 그런데 누군가가 그 절박함을 알고 빨리 나와줬을 때의 고마움이란...... 

  그러나 용무를 마치고 나면 그 감사함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없어집니다. 그저 여유있게 걸어나오면서,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고 언제 그랬냐는 듯 화장실을 걸어나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 열명이 그러합니다. 나병에 걸린 열명의 환자는 예수님을 찾아가서 간절히 청합니다 : “예수 선생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10명의 나병환자 모두 예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사제들에게 가는 동안 그들의 몸이 깨끗해진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자 사마리아 사람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병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오직 구원으로부터 제외받았다고 생각했던 그래서 유대인들이 경멸했던 사마리아 사람 한 명만이 돌아와 주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사실 가장 감격스럽고 기쁜 그 순간에는 그 벅찬 감동이나 희열에 사로잡혀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마음을 잠시나마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영예를 얻었거나 값진 성과를 얻어낸 바로 그 순간에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으며, 평소에 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살아오지 않고서는 놓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기뻐할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때마다 하느님을 생각하는지요? 우리의 신앙은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창조해주심에 감사하고, 살게 해주심에 감사하고, 건강을 주심에 감사하고, 자녀를 주심에 감사하고, 신앙을 주심에 감사하고...... 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리스도의 희생에 감사하며 미사를 드리고, 감사의 표현으로 노래를 부르고, 감사의 행위로서 희생과 봉사를 합니다. 이렇듯 우리의 신앙은 감사함과 그 표현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마리아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감사를 드림으로써 그의 영혼을 살렸듯이, 우리도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감으로써 우리의 신앙과 영혼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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