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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의 복음말씀 앞부분을 성경에서 찾아보면 예루살렘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위대한 예언자로 알고, 그분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환호 속에서 무언가 허전함을 느끼셨던가 봅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루카 19,42) 하고 말씀하시니 말입니다.

 

  안타까움을 느끼며 그 애절한 마음 때문에 눈물을 흘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이 어떤 모습인가를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방법은 강제로 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호소를 하신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있는데, 그 사람이 아프다거나 무언가 중요한 일이 안풀릴 때, 혹은 자녀가 앞날에 대한 걱정 없이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에 부모님이 지켜보는 마음이 어떨는지 생각해보십시오.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볼 때에 그 마음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지, 기다려주는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앞에서 간절히 바른 길로 돌아오고, 자기 사랑을 받아달라고 애원하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이러한 사랑의 호소를 받느냐, 거절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세상 끝날에 가서 사랑의 호소를 받아들였는가 그렇지 않는가로 우리가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살아간다면, 눈물로 호소하시는 주님의 사랑에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고통마저도 의연한 모습으로 달게 받으신 예수님께서 당신을 외면하는 우리의 모습 앞에서 오늘도 눈물을 흘리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호소에 마음을 열어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됩시다. 우리의 양심을 깨끗한 거울처럼 닦아놓고 살아가도록 노력합시다. 그러한 우리의 사랑과 노력이 사람들로 인한 예수님의 눈물을 훔쳐드리는 사랑의 공로(功勞)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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