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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의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가운데 병자의 상황을 놓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병자더러 손을 펴라고 하시면 병자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오그라든 손을 펼치려는 노력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과연 그 말씀대로 한다고 해서 설마 손이 펴질까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에 의심은 버리되 확신을 가지고 손을 쫙~ 펴기 위해 두눈을 딱 감고 힘을 꽉 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이 믿음은 다른 누가 아닌 예수님께서 명하신 것이기에 그대로 따르는 태도입니다. 예수님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행위입니다.

 

  오늘 손이 오그라든 병자를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의 믿음 없이는 결코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르치십니다. 아니, 은총은 이미 주어져있지만, 은총이 주어져 있어도 우리의 믿음이 없이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오늘 독서의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소년 다윗이 어떻게 필리스티아 사람을 무찌를 수 있었겠습니까? 믿음 때문입니다. 굳은 확신 때문입니다. 소년이 돌팔매 하나로 칼과 방패를 든 거인을 무찌른다는 것은 그저 인간적인 신념, 확신만으로 이루어졌다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고 이해되지 않는 일이 아닙니까? 그러나 그 믿음이 있기에 하느님의 도우심이 눈에 보이지 않게 작용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고, 듣기에는 옳은 말 같지만, 막상 내가 하려고 생각해보면 ‘내가 감히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의 부족, 타인에 대한 믿음의 부족 등으로 생겨나는 이러한 두려움은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머릿속으로는 받아들이면서도 막상 내가 그 말씀에 따르기를 주저하게 만듭니다.

  그때에 우리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처럼 마음이 오그라들어 있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그 오그라든 마음, 믿음을 활짝 열어젖히라고 권하십니다.

 

  손을 편 병자처럼 두눈 딱 감고 힘을 꽉 주면서 ‘말씀하시니 그대로 되리라 굳게 믿습니다’ 하는 마음으로 그 두려움을 이겨내봅시다. 마음먹은 만큼 되지 않을까봐 두려워하지 말고요. 사실 참된 믿음은 ‘하느님과 그분의 은총은 우리의 믿음을 헛되이 하시지 않으시리라’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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