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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의 이야기 중에 예수님께서 병자에게 건네신 말씀은 세 마디인데, 맥락상으로 보면 두 번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치유의 기적을 일으키시는 과정에서의 말씀입니다 : ‘건강해지고 싶으냐?’(5,6)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5,8)

두 번째는 유다인들의 트집과 박해에 시달리던 그 병자(였던 사람)를 만나셨을 때 건네시는 말씀입니다 :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5,14)

 

  예수님의 기적은 ‘낫기를 바라지만 소외되어 있었기에 그 소망을 스스로 이룰 수 없는 나약한 사람’의 바램을 들어주신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전인적(全人的) 변화’를 바라셨던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고통에서 벗어난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거나 완성된 것이 아님을 기억하고, 유다인들의 트집과 박해를 견디면서도 ‘예수가 누구인가’, ‘예수의 말씀에 하느님의 뜻과 능력이 담겨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해답과 확신을 드러내보였듯, 그렇게 죄악의 유혹에 맞서 이겨내며 살아가기를 바라셨던 것입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이 행하는 사순시기의 극기(克己)는 이와 같이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일어날 놀라운 차원의 ‘전인적 변화’를 미리 맛보기 위한 훈련이며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겉모습만이 아니라 생각과 의지까지도, 일시적으로가 아니라 더욱 항구(恒久)하게 지켜질 변화, 어떤 순간이나 상황에만 반응하는 삶의 기교(技巧)가 아닌 삶의 지조(志操)에서의 변화 말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면서 지향을 두거나 청원할 때, 그 청원이 이루어짐을 통해 하느님께서 나와 이웃에게 일어나기를 바라시는 ‘전인적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오늘 한 병자를 돌보시며 온전한 치유, 전인적 변화를 바라시던 예수님의 마음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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