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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어느 때인가 기도를 하다가 어린시절에 거짓말했던 기억들을 더듬어본 적이 있습니다. 가야 될 학원을 가기 싫어서 땡땡이를 친 후에 혼날까봐 부모님께 거짓말했던 일, 안방에서 몰래 돈을 빼내어서 전자오락실에 갔는데 잘못한 것은 알지만 매를 맞을까봐 겁이 나서 거짓말 했던 일.... 잘 생각나지는 않아도 제법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때란 주로 실수나 잘못을 범했을 때 책임지기를 싫어하거나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두려울 때, 혹은 남들의 이목을 의식하거나 해서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일이 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짓말을 한번 하는 것은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을 택한 이런 상황은 언젠가는 드러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만듭니다. 이런 두려움은 또다른 거짓말을 하도록 만들고, 거짓을 선택하는 악순환의 고리 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거짓말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양심의 가책을 받더라도, 책임을 지고 벌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지 않고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그 악순환을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1-32)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진실을 선택하도록 가르칩니다. 변하지 않는 진리, 외면할 수 없는 진리인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우리 앞에 닥친 힘겨운 상황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도록 인도합니다. 위기와 두려움 앞에서도 진실로 하느님의 뜻만을 따라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죄악의 고리를 끊고 새롭게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을 살아갈 결심을 하도록 우리를 초대해줍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늘 가슴속에 새기고 살아가다보면, 우리의 입에서 전하는 말이 하느님의 말씀을 닮아가고, 우리의 가치관이 하늘나라의 가치관에 가까워지며, 우리의 사는 모습 하나, 행동 하나가 예수님을 닮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진실을 택하고, 불의에 저항할 줄 아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쉽게 빠질 수 있는 죄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당신의 말씀을 듣고,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는 것을 권하시는 것입니다. 두려움 앞에서 고개숙이지 않고 당당하게 진실을 택하는 용기있는 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고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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