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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독서 말씀에서 처음으로 안티오키아의 신자들을 그리스도인( Хριστιανός : Christian)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을 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생각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만, 초대교회 당시에 예수가 하느님이라고 믿는 소수의 특이한 사람들을 두고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는 것은 그들을 ‘그리스도의 사람’, ‘메시아의 백성’이라고 비꼬는 호칭이었을 뿐입니다. 스테파노의 순교를 계기로 하여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어 고백하는 이들이 각처에서 생겨났지만, 아직까지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의 한 분파 정도로 간주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이름은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자기 신앙을 말하고 강요하는 개신교회등 일부 그리스도교인들을 두고 사람들이 비꼬듯 말하는 요즘의 어떤 용어들과 비슷하게 쓰였던 호칭이었습니다.

 

  사도행전의 말씀은 복음이 전파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주님의 손길이 사람들을 보살피셨다”고 증언합니다. 많은 이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어 고백하는 이들이 늘어가면서 더 이상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은 남들이 비꼬아 부르는 수치스러운 이름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생전에 사람들과 함께 계실 때에, 예수님께서 이루셨던 수많은 일들과 같은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기적과 표징을 통해 ‘당신이야말로 삶과 죽음을 주관하시는 생명의 주님’이심을 보여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낮추어 부르던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이제는 거룩한 주님의 백성들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바꾸어주신 것도 모든 것을 살리고 죽일 권한을 가지신 주님의 권능의 표현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의 사람’입니다. 우리가 지니고 살아가는 이 이름 안에도 하느님의 주권과 권능이 스며있습니다. 유대인들이나 어떤 사람들은 ‘내가 그리스도다’라고 드러내고 말하는 것을 바랬지만, 그리스도의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그분이 생명과 죽음의 주관자이심을 믿는 이들입니다.

  내가 지니고 살아가는 이름에 걸맞게, 주님이야말로 모든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임을 굳게 믿으며 살아갑시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을 굳게 하시려고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나는 내 양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요한 10,28)

  • ?
    Abel 2020.05.05 07:37
    아멘.!!
  • ?
    아가다 2020.05.05 07:46
    아멘! 감사합니다
  • ?
    북경잠자리 2020.05.05 09:58
    나의 주님! 나는 겪어낼만하고 영광은 성부와성자와성령께 태초부터 쭈욱
  • ?
    26512 2020.05.06 10:34
    우리는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의 사람’입니다. 아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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