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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자유’에 대해 생각할 때 저는 휴대전화를 떠올리곤 합니다. 많은 분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실 것입니다. 휴대전화는 전화선 가까운 곳에서만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었던 우리를 전화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것을 ‘전화선으로부터의 자유’라고 말해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많은 이들은 휴대전화의 공해에 시달리며 살게 되었습니다. 전화선의 압박에 시달릴 때에는 전화가 없어도 다른 방법으로 연락하려 노력했지만, 이제는 전화를 꼭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사는 이들도 많습니다.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것 때문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생겼습니다. 휴대전화로 언제든지 연락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편지를 주고받는 낭만은 이제 어린 학생들에게서도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옛날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전화선으로부터는 자유로워졌지만, 사실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편해서 견디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많습니다. 반대의 모습을 생각해봅시다. 성지에 순례를 가거나 하여 국제전화로 장시간 통화를 할 수 없거나 불편해졌을 때, 휴대전화로 맘껏 통화할 수 없는 곳에 왔기 때문인지 오히려 사람들은 전화받고 연락을 취할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녀들이나 가족과의 연락은 간단히 하고 말입니다. 이 대비되는 모습을 통해 '과연 진정으로 자유로운 모습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1-32)

 

  우리가 참으로 자유롭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사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 말씀은 하느님 나라의 행복에 관한 가르침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계명입니다. 그래서 그 행복과 사랑은 우리를 다름아닌 죄에서 자유롭게 해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기 위해서, 세상에서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고난을 겪어야 하지만 그 고난은 잠시일 뿐, 죄의 어두운 그늘에서 헤매이는 것에 비하면 일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오히려 그 고난과 희생은 기쁨으로 돌아옵니다.

  그렇게 되면 그 고난이 나에게 어떤 두려움이나 공포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우리의 삶 전체를 기쁨으로 인도합니다. 진정 죄로 인한 온갖 분열과 갈등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진정으로 자유롭기 원하고, 행복하기를 원하기에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 모두는 오직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것을 최우선의 임무로 여겨야 합니다. 그러면 마음속에 담고 있던 생각을 말로 전할 때에도 주님의 말씀을 입에 담을 수 있고, 마음에 품었던 뜻을 실행할 때에도 주님의 말씀대로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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