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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보내주실 것을 약속하시며 그분을 가리켜 “보호자”(Παρακλητος, 협조자, 변호자, 위로자 등으로도 번역할 수 있다)라고 하십니다. 보호자께서는 우리를 무엇으로부터 보호하시는 것일까요? 죄와 의로움, 심판 등에 관한 ‘그릇된 생각’입니다. 

 

  '죄'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적잖은 이들이 '자기 스스로가 잘못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죄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행해지는 윤리,도덕 교육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죄가 무엇인지를 가려낼 수 있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에 대한 관심 없이 그저 '선량하고 양심바른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자칫 우리도 '죄'에 관한 그릇된 생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죄나 흠결이 없음'을 가리키는 '의로움'의 개념도 좀 더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완전한 정의로움이시며, 의로움의 기준이자 표본이 되십니다.

  심판은 무엇입니까? 천주교 교리에서 '상선벌악'(賞善罰惡)과 '사말'(四末)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 생애에서 '선하신 하느님을 본받아 살았는지 혹은 그렇지 못하여 죄를 많이 지었는지'에 따라 천국, 연옥, 지옥의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생 속에서 '상과 벌'에 관한 판단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텐데요, 심판이라는 행위와 그를 통해 약속된 구원도 우리 각자가 선호하는 방식이 아닐 수 있고, 또한 거부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당신 뜻대로 계획하시고 이루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짐작하기에 좋은 결과다 싶으면 다 상을 받은 것이고, 내가 원하던 결과를 못 얻으면 버림받은 것으로 여긴다면 그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은 ‘나 자신’인데, 우리는 이런 관점으로 현세와 내세의 심판을 바라보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모든 가치판단기준을 하느님 중심으로 바꾸고, 충분히 알고 판단할 수 있을 만큼 하느님을 알아야 그릇된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보호자께서는 이를 도와주실 것이며, 우리가 성령께 가장 먼저 청해야 할 것 또한 이 모든 '그릇됨'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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