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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대림시기는 ‘기다림’의 시기입니다. 대림환이 메시아를 기다려온 4천년의 시간을 상징하듯,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2천 년 전 세상을 구원하러 몸소 찾아오셨던 예수님께서는 세상 끝날 다시 우리를 찾아오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날에 우리를 찾아오실 예수님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것이 대림시기의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림시기 첫 두 주간은 다시오실 예수님을 기다린다는 사실을 먼저 상기시킵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흔히 볼 법한 장면에서 기다림의 모습을 떠올려 봅시다.

  약속장소에서 만날 때, 화장실이 급하다고 해도 만남을 위해 참고 기다리는 것처럼, 행여나 서로 엇갈릴까봐 자리를 뜨지 못하고 기다립니다. 다른 무엇보다 만남이 성사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장면은  약속한 친구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을 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친구를 원망하는 마음보다는 혹시나 올까 싶어 자리를 뜨지 못하고 조금만 더 하고 기다리는 마음이 더 큰 때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기다림의 모습 속에서, 다른 무엇보다 ‘만남’을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데, 이렇게 기다림 속에는 ‘만남을 향한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만남을 성사시키기에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생리적 현상이든 다른 약속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든 그것을 참고 견딥니다. 그리고 만남의 순간이 다가오기를 고대하며 집중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다시오심을 기다리는 이들이 경계해야 할 것으로 ‘방탕과 만취와 일상속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지는 것’을 제시하십니다. 이 모두가 무절제한 모습입니다. 특히나 일상 속의 근심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잘못 살았다는 뜻이 아니라, 근심에 ‘잠겨 있어’ 중심을 잃고 절제하지 못한 채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고 노력하는지조차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절제된 모습이 예수님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희망하는 믿음의 표현입니다. 자원의 절약 뿐만이 아니라, 좀더 절제된 모습으로 성탄을 기다리고자 노력하면서 2천년전의 어떤 이들을 구원하고자 찾아오셨던 예수님께서 다시 우리를 찾아오실 때에 이루어질 만남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질 하느님나라를 간절히 희망하는 마음을 드러내 봅시다.

 

  깨어서 기도하라는 제안을 실천하며, 나는 예수님의 다시오심을 희망하는 사람답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가를 늘 돌아보며 이 기다림의 대림시기를 뜻있게 보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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