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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사람이 몸이 아프면 나름의 처방을 해야 합니다. 심하면 병원을 가거나 링거를 맞는 등의 시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심한 피로로 인해 쓰러진 사람들이 링거 한 대맞고 일시적으로나마 멀쩡해지는 것, 발목을 삐끗했을 때 사혈침으로 피를 뽑아내면 많이 붓지 않아서 절뚝거리면서라도 걸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시술 뿐만 아니라,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장기적인 처방도 있습니다. 맞춤형 식단을 짜서 식사조절을 한다든지, 특정 음식이나 무리한 운동이라든지 특정한 활동을 금지한다든지 등입니다. 이 경우에는 증상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활이나 그 신체(체질)까지도 바꾸어놓습니다. 비록 시간이 걸리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기에 참 힘들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변화이며, 일시적인 건강이 아니라 항구한 건강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노력이 바로 이러한 ‘장기적인 처방’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가끔이지만, 저희 어머니와 전화로 통화하다보면 늘 듣는 말씀 가운데 하나는 “젊다고 과신하지 말고 건강 잘 돌보라”는 것입니다. 지금 건강하다고 해도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의 건강 외에, 우리 영혼의 건강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하늘나라를 얻고자 하는 우리의 삶, 영혼에도 이러한 장기적인 처방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나오는 말씀들 가운데서도 바로 이러한 꾸준한 노력을 강조합니다. 한순간에 기운이 넘치고 건강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장수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없듯이, “참된 행복”은 지금 이순간 혹은 다가올 어느 때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행복을 잃어버리지 않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한순간 잘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살아감을 의식하고 그분께 의탁하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한순간 정말 간절히 매달리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어떤 다른 환경이나 목적이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라면,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체질개선’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건강을 위해 식생활이나 수면습관, 앉은 자세 등에 마음을 쓰듯이, 내 영혼이 하느님 나라를 얻기 위해 소홀히하지 않아야 할 노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번 한 주간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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