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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사람은 무엇을 추구하고 가장 소중히 여기는가 혹은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사는가에 따라서 다른 이들에게 비치는 인상이 달라지고 그 삶의 모습도 달라집니다. 가령 돈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돈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수익성이 높은 것에 더 관심이 많고 지식도 풍부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면서 경제적 득실을 따질 수 있습니다. 대화의 내용에도 돈과 관련되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이런 사람에게서는 돈 냄새가 자주 난다고 말할 수 있고, 돈에 의지해여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공부나 일 때문에 자신의 열정을 모두 바칩니다. 삶에 필요한 다른 것들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그렇게 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서는 책 냄새, 혹은 일 냄새가 난다고 할 수 있을 텐데, 공부나 일에 관한 것을 빼면 별로 할 얘기도 없고 그 사람을 설명할 다른 요소가 없을 수 있습니다. 친구들을 가장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데, 의리가 있고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나친 경우에는 혼자 있기를 어려워하고, 늘 사람들을 찾고자 구실을 만들기까지도 합니다.

 

  여러분은 삶의 중심을 무엇에 두고 있다 여기십니까? 또한 우리 신앙인들은 과연 삶의 중심을 무엇에다 두어야 하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마르 10,29-30)고 하시며, 주님과 그분이 전해주시는 구원의 소식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라고 가르치십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 주님을 찾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데에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삶 가운데서 주님의 향기, 복음의 향기가 피어나도록 할 때에, 우리 스스로 얻지 못할 영원한 생명의 상급까지도 주님께서 몸소 마련해주시리라는 굳은 약속을 주십니다. 우리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님과 복음을 가장 소중히 여길 때 우리는 주님을 중심으로, 복음을 중심으로 살게 되고 그것을 위해서 다른 그 무엇도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게 되고, 그래서 주님의 향기를, 복음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돈의 힘에 의지하지도 않고, 일이나 공부에 빠져 주위를 돌아보지 못한 채 살아갈 필요도 없고,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사람들에게 휘둘리며 살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적어도 그 모든 것이 우리 삶의 중심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을 힘입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저 주님만 모시고 있다면 내 힘으로 살아보려고 힘겨워하지 않아도, 백배의 상과 영원한 생명까지 얻게 됩니다.

 

  우리가 주님과 그분께서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기쁜 소식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갈 때에, 코린토 2서의 말씀처럼 우리 자신은 “하느님께 바쳐지는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15)가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는 우리의 삶을 주님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시켜주는 힘과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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