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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유대인들은 본래 유목민족이었습니다. 유목민들은 자기 땅이 없어서 때로는 여기저기로 쫓겨다니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정착하여 살 수 있는 땅이 있다는 것은 이들에게 대단한 축복이었습니다. 또한 자기 땅에 대한 욕심이나 미련도 많았을 것입니다.

  오늘 독서말씀은 하느님께서 주신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두고 차지하기 직전에 유대인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땅을 가지는 것은 축복이지만, 땅의 축복을 누리며 사는 것은 그 땅을 주신 하느님과의 약속에 충실할 때에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키시는 말씀입니다. 한순간 땅을 차지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는 있지만, 그 땅의 축복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하느님께 충실하고 그분과의 약속에 충실해야 하며, 땅을 차지하는 이익에만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땅을 차지하고 축복 속에 살 수 있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잊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염원이었던 땅의 축복을 주시는 하느님께서 내어놓으신 축복과 저주를 선택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임을 일러주십니다.

 

  누구나 고통은 겪습니다. 고통없이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죽지 않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 고통과 죽음의 모습이 다르고, 각자 다르게 느낄 뿐입니다. 우리는 그 고통들을 십자가라고 부릅니다. 이 십자가는 받아들이고 지기에 따라서 그 무게가 다릅니다. 십자가를 지는 우리들의 모습도 달라집니다.

  주님께서는 부활의 희망 앞에서 어떤 십자가도 기꺼이 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우리에게 재촉하십니다. 죽음 이후에 지금의 삶보다 더 좋고 더 행복하고 더 편안하고 영원한 새 삶을 차지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부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지금 덜 고통스러운 것만이 내게 큰 축복일 것입니다. 마치 땅의 축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는 유대인들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부활한 새 생명에 대한 염원과 희망이 있다면, 더 좋은 그 축복에 눈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십자가가 왜 생겨났으며, 새 생명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찾고 온갖 축복의 근원이 되시는 하느님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이 사순시기에 우리의 구원을 바라시어 우리의 처지를 염려하시는 예수님께서는 권고하십니다. 지금은 우리가 십자가를 눈앞에 두고 한숨을 쉴 때가 아니라, 십자가를 가슴에 품어안고 사랑해야 할 때라고 말입니다. 한순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영원한 축복을 누리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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