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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이스라엘 지방은 낮에는 날씨가 건조하고 무척 덥기 때문에 여행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점심나절에는 아무도 밖에 나가서 다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여행을 하는 사람은 저녁나절에 여행을 다닐 것이고, 밤이 되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에 나오는 한 사람은 문을 닫아걸고 잠자리에 든 친구를 찾아가서 빵 세 개만 꾸어달라고 합니다. 친구가 늦게 찾아왔는데, 먹을 것을 대접할 수가 없으니 빌려서라도 대접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시대의 일반적인 집은 원룸과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부엌과 응접실, 그리고 침실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 방에 카페트를 깔고, 가족들이 나란히 누워서 잠자리에 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밤늦게 찾아온 친구가 빌려달라고 하는 빵을 찾아서 주려면, 등불도 밝혀야 되고, 온 식구가 잠에서 깨어나야겠지요. 그런 상황에서 한밤중에 친구가 찾아와서 빵을 꾸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귀찮게 졸라대면 빵을 주지 않겠느냐고요. 인내심을 가지고 구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잘 대접하기 위한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고, 또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할 때에 비로소 구하는 것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 무엇인가를 구할 때에, 단순히 내 욕심이나 이익을 위해서 하느님께 구한다거나, 내가 편하기 위해서 무엇을 청한다면, 그 구하고 청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 더 필요한 것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내가 노력하는 것 없이 입술로만 하느님께 도움을 청한다면, 구하는 것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적과 같은 놀라운 일을 통해서도 우리 인간에게 도움을 주시지만, 보통은 나와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 구하는 것을 마련해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서 하느님의 도움으로 노력하는 바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라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늘 의식하며 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성령께서 늘 우리 곁에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좋은 목적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당신께 필요한 것을 청할 때, 하느님께서는 청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 성령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성령을 받았습니다. 언제 받았습니까? 세례성사를 통해서 이미 성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주님의 기도에서 기도하듯이, 내 뜻이 아버지의 뜻과 같은 것이기를 바라고, 선한 일을 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며 청하기만 하면, 늘 우리와 함께계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께 구하는 것을 다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나는 이 사실을 확고하게 믿으면서 하느님께 기도하는지, 곰곰이 묵상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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