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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말씀에서 헤로데 왕은 예수님이 기적을 일으키신 것을 보고, 예수님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합니다. 자기가 죽인 세례자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라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아무 죄가 없는 세례자 요한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짐작이 됩니다.

  루가 복음 23장의 내용을 보면,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시기 전에 헤로데는 예수님을 만나뵙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이 누구이신가에 대해서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예수님에게 기적을 행해보라고 요구할 뿐입니다. 기적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헤로데의 모습을 보고 묵상하면서, 일상 속에서 그리고 기도하는 가운데 만나게 되는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며 우리와 늘 함께 계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깨닫는 것보다는 그분의 능력으로 어떤 현실적인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 무언가 자극이 될만한 놀라운 일을 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득한 채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누구이신가? 하느님은 누구이신가?’ 하는 질문은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것,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이 의미있는 것이 되려면, 내가 믿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안다면, 그분이 어떤 놀라운 것을 보여주시고, 나에게 어떤 능력을 드러내시고, 어떤 도움을 주시는 분인가 하는 것은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살아감을 고백하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를 사랑해주는 그 무엇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습니까? 세상의 어떤 가치들보다도 소중한 것은 우리를 사랑해주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오늘 제1독서인 코헬렛의 말씀은 세상만사가 헛되다고 말합니다.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고, 하느님이 누구이신지를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그분에게서 드러나는 기적만을 좇는 마음으로 산다면, 하느님에게서 이 세상의 것을 얻으려고 한다면,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은 허무한 것으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나는 헤로데처럼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싶어 합니까? 아니면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싶어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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