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부님 강론

 

   복음에서 예수님과 유다인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면, 답답한 마음마저 듭니다. 도통 둘 사이에는 말이 통하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을 설득하고 그들을 깨우치려고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말귀도 못알아듣는데, 왜 그리도 힘써가며 그들과 언쟁을 주고받으실까요?

  예수님은 그 답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말을 지켜서 너희가 죽음을 맛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단지 그것뿐입니다.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지극한 사랑입니까?

 

  사순시기가 이제 일주일 남짓 남았습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부활을 잘 맞이하기 위해 회개와 보속의 시간을 지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잘 해보려 했는데, 결국 그냥 물건너갔구나하고 후회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 내년에는 잘해보리라하는 것 아닐런지요?

 

  그러나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우리가 보내는 회개와 보속의 시간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는 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채 언젠가 죽을 사람으로 그저 남아있고 예수님만 매번 부활하셔서 영광받으시는 부활의 시간이 다시 찾아온다고 여기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입니다.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도 그렇게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선택된 민족이라는 우쭐함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예수님으로부터 생명을 얻기를 거부하는 그들을 예수님도 포기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답답한 논쟁을 끝까지 계속하셨던 것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늦었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참되게 부활을 준비하면, 우리는 더 깊게 하느님을 체험할 수가 있습니다. 혼자 부활하겠다고 먼저 채비를 차리고 떠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고자 아직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계시는 하느님과 함께 부활할 수 있습니다.

  부활은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를 위해 마련된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우리도 예수님께 단순하고도 지극한 사랑을 드리며 남은 사순시기를 더욱 뜻있게 보내야 하겠습니다.

  • ?
    클로 2020.04.02 09:41
    아멘,감사합니다.
  • ?
    Abel 2020.04.02 10:05
    우리와 함께하고자 아직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계시는 하느님과 함께 부활할 수 있습니다...
    아멘..
  • ?
    아가다 2020.04.02 10:13
    아멘! 감사합니다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