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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성경의 네 복음서는 1세기 후반 무렵에 집필됩니다. 우리가 요즘 매일 듣고 있는 루카복음의 말씀도 대략 서기 80-90년 경에 쓰여진 것으로 이해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초반에 ‘예루살렘이 적군에 포위되는’(루카 21,20) 장면은 이스라엘 역사상 수 차례 있었지만 예수님 시대 이후에는 70년에 독립전쟁을 일으켰다가 로마제국 군대에 포위당하는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그리고 이때에 예루살렘 성전도 파괴되고, 예루살렘은 쑥대밭이 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느님의 집’이었던 성전이 파괴된 사건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으며, 또한 동시에 예루살렘의 멸망은 사람들에게 종말을 떠올리게 할 만큼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가며 포로가 되고 삶의 터전은 무너집니다. 전쟁을 피하기 힘든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은 더 큰 고통을 받습니다. 복음은 이런 재난의 상황을 말하면서 사람들의 행동을 신앙 안에서 성찰합니다. 특히 하느님께서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재난을 허락하시지 않으실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그래서 복음은 말합니다 :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루카 21,28)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멸망, 파괴 등의 무서움의 결과를 통해 그 원인과 이유를 찾고자 합니다. 즉 ‘멸망의 이유’ 혹은 ‘종말의 이유’를 찾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말합니다. 세상 종말까지 생각게 할 만큼 큰 사건들이 ‘멸망’이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 ‘속량’으로 이끄시는 사건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부활신앙을 가진 이들이 죽음을 ‘구원의 때’로 여기는 것처럼, 오늘날 우리가 겪는 환난 속에서도 ‘회개를 통한 구원의 때’로 이끌고 계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음을 잘 묵상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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