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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프란치스코 성인은 포목상을 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젊은 시절의 프란치스코는 자유분방하고 야심 많은 청년이었습니다. 한때 군대에 들어가 출세를 꿈꾸기도 했지만, 적에게 잡히기도 하고 중병에 걸리기도 하면서 포로생활 이후 고향에 돌아와서는 마음에 큰 변화를 느끼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자주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황폐한 성 다미아노 소성당에서 기도하고 있을 때 성당 정면의 큰 고상으로부터 “프란치스코야, 가서 허물어져가는 나의 집을 고쳐 세워라”하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이러한 계시와 어느 나병환자를 만나는 것을 계기로 프란치스코는 크게 회개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적으로 순종하고 따르며 실천하는 수도회인 ‘작은 형제회’를 세웁니다. 프란치스코와 그의 형제들은 복음정신을 따라 이 세상에서는 마치 이방인과 순례자로 살면서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프란치스코는 하느님으로부터 들려오는 ‘무너져 가는 내 교회를 복구하라’는 말씀을 받아 아씨시에 있는 ‘성 다미아노 성당’을 복구한 일이 있는데, 이것은 권력의 남용과 부패, 재물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허물어져 가고 있는 당시의 교회를 그의 청빈과 순명으로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맞이하고 그분과 함께하는 방식을 놓고 볼 때, 마리아의 방식은 사실 좀 특이합니다. 인간적으로 놓고 본다면 마르타의 방식이 훨씬 일반적이고 더 배려심이 있어 보이며, 더 성숙한 방식이라 여겨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적인 생각과 방식 곧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 성향, 사고, 습관의 틀을 깨트리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애에서 드러나는 극적인 반전(反轉)까지는 아닐지라도, 우리도 하느님의 뜻을 더 우선하거나 비로소 제대로 지킬 수 있게 되는 그런 변화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이탈리아 아시시에 가면 프란치스코 성인이 회심(回心)하기 전 하느님 체험을 했다고 하는 작고 초라한 경당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시대의 주목을 받는 수도자요 설교가가 된 후에도 늘 이곳을 찾아가 혼자서 기도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때에 성인이 종종 들었던 말씀이 오늘 우리가 들은 이 말씀과도 뜻이 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루카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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