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부님 강론

 사람이라면 누구나 올바르고 선한 모습과 부족하고 악한 모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한 모습의 사람과 악한 모습의 사람이 세상 속에 공존합니다. 오늘 복음말씀에서 들은 가라지의 비유는 바로 이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가라지를 의인과 대비되는 악인의 상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을 죄스러운 모습 혹은 단점을 지칭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항상 선하기만 한 사람도 없고 항상 악하기만 한 사람도 거의 없을 테니까요.

  ‘수확’이라는 목표를 위하여 농사를 짓는데, 가라지라는 잡초가 자라는 것을 두고본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생각과는 다르게, 오늘 복음의 비유말씀 속에 드러나는 하느님의 모습은 모든 사람 안에 자라고 있는 가라지를 두고 보십니다. 흔히 자신이나 타인의 단점, 부정적인 모습을 보며 뜯어고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뿌리째 뽑아버리고 싶은 욕구를 가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라지가 밀과 함께 자라나서 언젠가 불에 던져지게 될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너그러운 마음과 인내심이 상대방을 그 죄와 부정적인 습관에서 해방시키는 참사랑의 방법이 된다는 것을 하느님의 인내심에서 배우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람에게 죄가 없어서 구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죄지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구원받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죄를 끊어버리고 죄의 뿌리를 뽑아버리고자 피나는 노력을 할 때에 구원에 이르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죄를 짓고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우리는 구원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더 많이 사랑하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더 많은 구원의 열매를 얻고자 하더라도, 그저 수확의 총량(總量)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베어버리거나 다치게 하지 않고 열매를 맺게 되기까지 무사히 성장하기를 바라시며 소중히 여기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이런 노력을 통해 배워야겠습니다. 

  • ?
    Abel 2020.07.19 07:20
    아멘.!!!
  • ?
    클로 2020.07.19 19:42
    주님의 밀밭에서는
    가라지도 회개와 노력으로 밀로 변환되는 은총이...
    아멘.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618 10월 27일 연중 제30주간 목요일(루카 13,31-35) 2 2022.10.26
617 10월 26일 연중 제30주간 수요일(루카 13,22-30) 4 2022.10.25
616 10월 12일 연중 제28주간 수요일(루카 11,42-46) 5 2022.10.11
615 10월 11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성 요한 23세 교황 기념, 루카 11,37-41) 4 2022.10.10
614 10월 9일 연중 제28주일(루카 17,11-19) 3 2022.10.09
613 10월 7일 묵주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루카 11,15-26) 4 2022.10.06
612 10월 6일 연중 제27주간 목요일(루카 11,5-13) 4 2022.10.05
611 10월 5일 연중 제27주간 수요일(루카 11,1-4) 3 2022.10.05
610 10월 4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루카 10,38-42) 3 2022.10.04
609 10월 2일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루카 17,5-10) 5 2022.10.01
608 9월 30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루카 10,13-16) 4 2022.09.29
607 9월 29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요한 1,47-51) 3 2022.09.29
606 9월 28일 연중 제26주간 수요일(루카 9,57-62) 3 2022.09.27
605 9월 25일 연중 제26주일(루카 16,19-31) 5 2022.09.25
604 9월 23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루카 9,18-22) 2 2022.09.23
603 9월 22일 연중 제25주간 목요일(루카 9,7-9) 3 2022.09.21
602 9월 21일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마태 9,9-13) 4 2022.09.21
601 9월 20일 연중 제25주간 화요일(루카 8,19-21) 2 2022.09.19
600 9월 18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이동(루카 9,23-26) 3 2022.09.18
599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요한 19,25-27) 3 2022.09.1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6 Next
/ 36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