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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영국 런던의 한 병원에서는 희귀병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명의 남자가 있었습니다. 나이와 건강상태 등 모든 것이 비슷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명은 의사가 말한대로 6개월을 살다 떠났지만, 다른 한 명은 무려 3년이나 더 살았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3년을 더 산 그 남자에게는 쌍둥이를 임신한 아내가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에게 병마와 싸워 2년 반을 더 살 수 있을 만한 힘을 준 것은 가족에 대한 애착과 태어날 아기에 대한 희망이 아니었을까요?

  이처럼 희망이 있다는 것은 아주 희박하다 하더라도 남아있을 지 모를 가능성과 잠재력으로 삶을 바꾸어놓을 수 있는 힘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 말씀을 떠올려봅니다. 예수님께서 중풍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하시자 바로 율법학자들이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하면서 그들의 판단을 내어버립니다. 진짜로 그분이 죄를 용서하실 수 있는 분인지 아닌지를 알지 못하면서도, 그분이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어떻게 보여주실 수 있는지를 가늠하지도 못하면서, 예수님으로 인해 구원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될 가능성을 스스로 없애버립니다. 선입견에 의해 행해진 섣부른 판단이 그래서 무섭습니다.

  반면에 진정으로 예수님께 희망을 두었기 때문에, 중풍병자는 아주 희박했던 일, 자신이 성하게 일어나 걸어다니는 구원을 체험합니다.

 

  이전에 잘못한 일이 많으면, 그 사람은 같은 잘못을 반복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가 맨날 똑같은 잘못만 하라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로 인해 구원받는 것도 하느님께서 우리의 나약함을 두고 구원받지 못할 것이라고 포기하지 않으시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꺼져가는 불씨와도 같아 보이는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그 선한 일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 우리가 스스로와 이웃에게 드러내보여 주어야 할 참된 희망입니다.

 

  그런 희망을 보이는 한 병자를 구원해주신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희망을 걸고 구원되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우리들의 죄도 용서해주시고, 진정으로 우리와 우리 마음속의 희망을 헛되이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우리를 살리고자 희망을 저버리지 않으시는 주님을 찬미하며, 그와 같은 희망으로 이웃을 대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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