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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와 가능성이 희박하다 싶을 때에 각각 부탁하는 모습과 그 말씨가 다를 것임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 아버지께 청원할 때에 그러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왜 그러해야 하냐고요? 하느님 아버지께서 그렇듯 자비롭고 너그러우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연이은 청원은 마치 물건값을 깎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정도로, 그리고 한 번에 속시원히 허락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눈치를 보아가며 어렵사리 허락을 구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의 청원은 하느님의 허락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거나 그분을 두려워하기에 조심스레 건네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도 같은 마음이시기에 동의해 주실 것을 믿는 사람이기에 드릴 수 있는 제안과 청원입니다. 그리고 과연 하느님께서는 그 모든 청원에 동의하십니다. 단순한 허락이 아니라 그분의 뜻도 같다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실제로 타락한 소돔을 벌하실 때에, 그 땅에서 의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아브라함의 사촌 롯 일가 뿐이었고 그 숫자는 열 명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재앙에서 건져주십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기도’도 아브라함이 가졌던 마음가짐으로 기도할 것을 가르쳐줍니다. ‘제가 이런 것을 원합니다’라는 것이 청원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런 청원을 기꺼이 들어주고자 하심을 알고 또 믿습니다’라는 감히 청원을 드릴 수 있는 동력(動力)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기도를 가르쳐 주신 후에,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되짚어 주십니다 :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루카 11,13)

 

  우리가 오늘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드리는 순간에 이러한 믿음으로 하느님을 찾고 있는지를 잘 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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