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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구원의 파스카 신비를 이루어내신 십자가를 공경하는 전통에서 비롯된 축일입니다. 이날 우리는 우리 신앙의 상징인 십자가를 공경한다는 마음가짐과 그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오늘 독서말씀에서 하느님의 징벌을 받아 뱀에게 물린 사람들은 죽어갔습니다. 우리도 죄와 유혹의 세력에 물들어서 영혼이 더럽혀지고 손상되기도 하며, 다른 이들로부터 상처받아 괴로워하기도 하고, 그렇게 삶이 힘겹다고 여기며 지쳐갑니다. 삶의 의미가 없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힘겨울 때,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주신 구원의 나무 위에 걸린 구리뱀을 바라봅니다.

  우리도 구원의 나무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바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달려계신 십자가입니다. 사람들의 흉악하고 앙칼진 마음에 상처입고 아파할 때에, 세상의 차갑고 모질기만한 논리 때문에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지쳐갈 때,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지쳐가고 힘을 잃어가고 능력이 부족할 때에, 세상은 그것을 약점으로 삼아 우리를 공격하고 허물어뜨리려 들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상처를 감싸안으심으로써 우리를 구원하고자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셨고, 부활하시어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시는 이유는 바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그 구원은 죄와 죽음의 세력을 물리치고 부활의 승리를 가져오는 십자가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세상이라는 뱀에게 물려 생기를 잃어갈 때면, 어김없이 주님께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십자가 아래로 나아와야 합니다. 십자가에 달려계신 주님의 사랑을 쳐다보아야 합니다. 그분께서 가져다 주신 부활의 기쁨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희생에서 위로를 얻고, 구원에 동참하기 위해 내가 져야만 할 십자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와 여유를 주님으로부터 얻어누리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비록 한때는 주님으로부터 마음이 멀어졌다 하더라도, 혹은 삶이 고단하기에 홀로 있고 싶다 느낄 때에도,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굽어보고 계시는 자비로우신 주님 곁으로 끊임없이 돌아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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